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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사를 공부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by Secret Shareholder 2026. 9. 28.

 

한국 경제사를 공부해보려고 한다.

그런데 막상 시작하려고 하면 어디서부터 봐야 할지 막막하다.

1960년대 경제개발부터 시작해야 할까?
1997년 IMF 외환위기부터 시작해야 할까?
아니면 조선시대의 농업경제부터 봐야 할까?

나는 일단 조금 더 큰 질문에서 시작해보기로 했다.

한국 경제는 어떻게 지금의 모습이 되었을까?

이 질문을 따라가면 경제사를 단순히 연도와 사건을 외우는 공부로 볼 필요가 없어진다.


경제사는 결국 '먹고사는 방법'의 역사다

경제라는 말을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사람은 먹고살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 무엇인가를 생산하고, 그것을 다른 사람과 교환하고, 돈을 벌고, 물건을 사고, 때로는 돈을 빌린다.

기업은 사람을 고용하고 물건을 만들며 시장에 판매한다.

정부는 세금을 걷고 도로와 항만을 만들며 경제에 개입한다.

이런 활동들이 모여 하나의 경제가 만들어진다.

따라서 경제사를 조금 다르게 표현하면,

사람들이 어떻게 먹고살아왔는지를 살펴보는 역사

라고 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한국 사람들의 먹고사는 방법은 지난 몇백 년 동안 어떻게 변했을까?


농업사회에서 산업사회로

아주 단순하게 한국 경제의 큰 흐름을 그려보면 다음과 같다.

농업사회

↓

시장과 상업의 확대

↓

개항과 근대경제의 등장

↓

식민지 경제

↓

해방과 전쟁

↓

산업화

↓

수출 중심 경제

↓

대기업과 재벌의 성장

↓

1997년 외환위기

↓

세계화와 IT 산업

↓

저성장·인구감소 시대

물론 실제 역사는 이렇게 깔끔하게 나뉘지 않는다.

농업사회에서도 시장은 존재했고, 산업화 이후에도 농업은 계속 중요한 산업이었다.

하지만 이런 큰 흐름을 먼저 잡아두면 각각의 사건이 서로 연결되기 시작한다.


그런데 왜 한국 경제는 이렇게 변했을까?

여기서부터 경제사를 공부할 만한 질문들이 나온다.

예를 들어 이런 질문이다.

한국은 왜 오랫동안 농업 중심 사회였을까?

그리고,

시장은 어떻게 성장했을까?

근대적인 금융제도는 어떻게 들어왔을까?

일제강점기의 경제적 변화는 해방 이후 한국 경제에 어떤 흔적을 남겼을까?

한국전쟁 이후에는 어떻게 경제를 다시 만들어갔을까?

그리고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질문도 등장한다.

한국은 어떻게 세계에서 손꼽히는 산업국가가 되었을까?

1960년대 이후 한국 경제의 급격한 성장은 그냥 일어난 일이 아니다.

정부의 정책, 기업의 투자, 노동자의 노동, 해외시장, 외국의 자본과 기술 등이 서로 연결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지금의 한국 경제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재벌이라는 기업구조도 만들어졌다.


그래서 1997년을 이해하려면 그 이전을 봐야 한다

1997년 외환위기는 한국 경제사를 공부할 때 중요한 사건이다.

하지만 IMF 외환위기만 따로 떼어놓고 보면 이해하기 어렵다.

왜 기업들은 그렇게 많은 돈을 빌렸을까?

왜 금융기관은 기업에 그렇게 많은 돈을 빌려줬을까?

왜 한국 경제는 외화가 부족해졌을까?

그리고 왜 외환위기 이후 기업과 금융기관, 노동시장의 모습까지 크게 달라졌을까?

이 질문에 답하려면 1960년대와 1970년대의 경제성장 방식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결국 경제사의 사건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지금의 한국 경제도 마찬가지다

오늘 우리가 이야기하는 저출산, 부동산, 청년고용, 자영업, 가계부채, 저성장 같은 문제도 갑자기 등장한 것은 아니다.

각각의 문제에는 그 이전의 경제구조가 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왜 부동산이 이렇게 중요한 자산이 되었는지 생각하려면 산업화와 도시화까지 거슬러 올라갈 필요가 있다.

왜 대기업의 영향력이 큰지 알아보려면 1960~70년대의 산업정책과 기업성장을 살펴봐야 한다.

왜 수출이 한국 경제에서 중요한지 이해하려면 산업화 초기까지 돌아가야 한다.

그래서 한국 경제사를 공부하는 목적은 과거의 경제 상황을 외우는 데 있지 않다.

현재의 경제가 왜 이렇게 만들어졌는지를 이해하는 것.

나는 이것이 경제사를 공부하는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무엇을 공부할 것인가

그래서 이 시리즈에서는 한국 경제의 변화를 시간순으로 따라가 보려고 한다.

첫 번째 질문은 이것이다.

조선시대 사람들은 어떻게 먹고살았을까?

그다음에는 개항과 근대경제를 살펴보고, 일제강점기와 해방, 한국전쟁을 지나 산업화 시기로 넘어가려고 한다.

그리고 수출 중심 경제와 재벌의 성장, 1997년 외환위기, 세계화와 IT 산업을 차례로 살펴볼 예정이다.

마지막에는 다시 현재로 돌아온다.

한국 경제는 지금 어디에 와 있을까?

경제사를 공부하면서 이 질문에 답해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