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이 낮다는 것은 단순히 자신감이 부족하다는 뜻일까?
꼭 그렇지는 않다.
자존감은 ‘나는 가치 있는 사람인가’에 대해 스스로 가지고 있는 평가에 가깝다. 그래서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반드시 소극적이거나 자신감이 없어 보이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겉으로는 자신감 있어 보이는데도 다른 사람의 평가에 민감하거나, 칭찬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자존감 낮은 사람에게는 어떤 특징이 나타날까?
1. 칭찬을 받아도 쉽게 믿지 못한다
“잘했어.”
“정말 괜찮은데?”
이런 말을 들었을 때 기분은 좋지만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그냥 운이 좋았던 거야.”
“별거 아닌데.”
“다른 사람이 더 잘했지.”
이처럼 칭찬의 의미를 축소하거나 부정한다.
이런 행동이 반복된다면 자신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들이는 데 익숙하지 않기 때문일 수 있다.
자신에 대한 기본적인 평가가 낮으면 다른 사람이 아무리 긍정적으로 평가해도 그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그래서 칭찬을 받는 것과 칭찬을 믿는 것은 다른 문제다.
2. 다른 사람의 평가를 지나치게 신경 쓴다
누군가의 말 한마디가 계속 머릿속에 남는 경우가 있다.
“내가 이상하게 말했나?”
“저 사람이 나를 싫어하나?”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다른 사람의 평가를 신경 쓰는 것은 누구에게나 자연스러운 일이다.
문제는 그 평가가 자신의 가치까지 결정하는 것처럼 느껴질 때다.
다른 사람에게 좋은 평가를 받으면 괜찮은 사람이 된 것 같고, 부정적인 평가를 받으면 갑자기 자신이 부족한 사람처럼 느껴진다면 타인의 평가에 자신의 자존감을 많이 의존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3. 다른 사람과 자신을 자주 비교한다
자존감이 낮아졌을 때 흔히 나타나는 행동 중 하나가 비교다.
친구가 나보다 좋은 직장을 얻었을 때,
누군가가 더 좋은 외모를 가지고 있다고 느낄 때,
다른 사람이 더 많은 성과를 냈을 때,
자신의 현재와 상대방의 결과를 비교한다.
문제는 비교 자체가 아니다.
비교의 결과가 항상 “나는 부족하다”로 끝나는 것이다.
비교가 자신을 발전시키는 기준이 아니라 자신의 가치를 평가하는 도구가 되면, 다른 사람의 성공이 곧 나의 실패처럼 느껴질 수 있다.
4. 자신의 의견보다 다른 사람의 의견을 먼저 확인한다
“너는 어떻게 생각해?”
“이렇게 하는 게 괜찮을까?”
물론 다른 사람의 의견을 묻는 것은 좋은 습관일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의 생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의 동의를 먼저 받아야 마음이 놓인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자존감이 낮을수록 자신의 판단을 신뢰하기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작은 선택에서도 계속 다른 사람의 확인을 필요로 한다.
결국 문제는 결정을 잘 못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판단을 믿기 어려운 것일 수 있다.
5. 거절하거나 부탁을 거절하는 것을 어려워한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다른 사람의 마음을 지나치게 신경 쓰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하기 싫은 부탁에도 쉽게 “싫어요”라고 말하지 못한다.
“거절하면 나를 싫어하지 않을까?”
“내가 이 정도는 해줘야 하는 것 아닐까?”
라는 생각 때문이다.
여기에는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숨어 있을 수 있다.
다른 사람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고, 좋은 사람으로 평가받고 싶은 마음이 강할수록 자신의 욕구보다 상대방의 요구를 먼저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좋은 사람이 되는 것과 모든 부탁을 들어주는 것은 같은 의미가 아니다.
6. 자신의 실수는 오래 기억하면서 장점은 쉽게 잊는다
시험에서 한 문제를 틀렸던 일은 몇 년이 지나도 기억하면서,
잘했던 일은 쉽게 잊어버리는 사람이 있다.
“그때 내가 왜 그랬지?”
“나는 항상 이런 식이야.”
“또 실수했네.”
이처럼 하나의 실수를 자신의 전체적인 특성으로 확대하기도 한다.
한 번의 실수가
“나는 실수했다.”
에서
“나는 원래 못하는 사람이다.”
로 바뀌는 것이다.
자존감이 안정적인 사람도 자신의 실수를 후회할 수 있다.
하지만 자존감이 낮을 때는 행동에 대한 평가가 자신에 대한 평가로 쉽게 바뀔 수 있다.
7. 인정받고 싶으면서도 인정받는 것이 불편하다
조금 의외의 특징이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오히려 인정욕구가 강할 수 있다.
칭찬받고 싶고,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고,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고 싶다.
그런데 막상 칭찬을 받으면 불편해진다.
“정말 그렇게 생각해?”
“아니야, 별거 아니야.”
이렇게 부정하거나 어색해한다.
왜 이런 일이 생길까?
자신이 생각하는 자신의 모습과 다른 사람이 평가하는 모습 사이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나는 부족한 사람이다.”
라는 자기평가가 강한데,
다른 사람이
“너는 잘하고 있어.”
라고 말하면 두 평가가 충돌한다.
그래서 인정받고 싶으면서도 그 인정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모순이 생길 수 있다.
자존감이 낮다는 것은 자신감이 없다는 뜻일까?
여기서 한 가지 구분할 필요가 있다.
자존감과 자신감은 같은 개념이 아니다.
자신감은 특정한 일을 잘할 수 있다는 믿음에 가깝다.
예를 들어,
“나는 발표를 잘할 수 있어.”
라는 것은 자신감의 문제다.
반면 자존감은 발표를 잘하지 못했을 때에도
“그래도 나는 가치 있는 사람이다.”
라고 생각할 수 있는 것에 더 가깝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일이나 공부에서는 매우 자신감이 있지만 인간관계에서는 자신의 가치를 쉽게 의심할 수도 있다.
반대로 특정 분야에 자신이 없더라도 자신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나를 어떻게 평가하느냐’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에게 나타나는 여러 특징을 살펴보면 공통점이 하나 있다.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판단하기 어려워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다른 사람의 칭찬이 필요하고,
다른 사람의 평가가 중요하고,
다른 사람과 비교하게 되고,
거절하기 어려워지고,
작은 실수에도 자신을 크게 비난하게 된다.
결국 문제는 단순히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라는 말로 해결되지 않는다.
오히려 먼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나는 나의 가치를 무엇으로 판단하고 있을까?
성공했을 때만 가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가?
다른 사람이 나를 좋아해야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는가?
남보다 잘해야 만족할 수 있는가?
그렇다면 우리가 해결해야 하는 것은 단순한 자신감 부족이 아니라 자신의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 자체일 수 있다.
자존감이 높다는 것은 자신을 항상 좋아하는 것이 아니다.
실수할 수도 있고,
부족할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 인정받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자신의 가치 전체를 결정하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것.
어쩌면 그것이 자존감의 핵심에 더 가까울 것이다.